야생의 대자연 알라스카를 걷는다. 4 산과 빙하의 신묘한 조화 Lion’s Head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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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날리를떠나 와실라에서 시작해 Palmer라는 동부 군사도시로 난 Glenn Highway를 타고 달립니다. Lion’s Head Trail을 오르기 위해 가는데 Matanuska River을 거슬러 올라가는 협곡 삼백 킬로미터 길은 웅장한 풍경을 펼쳐놓아 달리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그 압도적인 장대한 풍경의 이어달림에 차창을 열고 달리면서도 정차해서도 열심히 사진을 찍어 댑니다. 푸르름으로 덮인 계곡과 산 허리에 전나무들이 가끔 퍼져있고 그 위로는 설봉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그런 풍경이 계속 다른 구도로 몇시간 동안 변화를 주니 그 묘하고도 이색적인 풍경에 주체할 수 없이 빠져들고 맙니다. Lion’s Head Trail.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감동이 큰 코스로 소개되는데 350미터를 정신줄 놓고 오르면 한시간 만에 정점에 도달할수 있습니다.  우선 첫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땅이 AT&T 전화회사 소유라 형식적이지만 바리케이트에 붙여놓은 경고판의 전화번호로 연락해서 허가를 받도록 해놓았습니다. 몇명이 왔고 얼마나 머무를 것인지 물어옵니다. 묘하게도 이 첩첩 산중에 전화가 터지고 와이파이가 잘 터진다 했더니 이 기지 덕분이었습니다. 돌무더기를 모아 등산 시작점을 알려놓은 지점에서 시작해 둥글게 봉긋 솟은 암산을 단숨에 에둘러 오르면 천길 낭떠러지가 발아래 섬뜩하게 깎아 내리고 더욱더 깊어진 계곡에는 강물이 도도하게 흘러갑니다. 그 뒤에 비스듬히 길게 누워 게으르게 흐르는 Matanuska 빙하가 시선을 압도하는데 고작 해발 이삼백미터도 되지 않는 이곳에 저리도 거대한 빙하지역이 형성되어 있으니 이 지역의 평균 온도를 가히 짐작 할수도 있겠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언제 어느새 솟아 올라왔는지 Talkeetna 산맥의 산군이 만년설을 덮고 반가운 인사를 보냅니다. 발 아래는 호크인지 독수리인지의 비상도 보이니 마치 나는 지금 비행기를 타고 있는 착각이 들어 팔을 비스듬히 하고 날개 짓을 따라해봅니다.  산정 바위군이 사자 얼굴 옆 모습이 나온다고 붙여진 라이언스 헤드 정점에서 한동안 이 장대한 풍경의 기억이 흐려질까 미동도 없이 한없이 한없이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산하면 이어서 저 장대하게 흐르는 빙하 한 자락을 택해 트레킹을 하며 수만년 세월의 숨결을들어볼 참입니다.  비가 조금 섞인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때려도 이 자족의 행복이 가득한 지금은 전혀 차갑게 느껴지지가 않고 정신을 맑게 하고 더위와 땀을 식혀주는 청량제 같습니다. 열심히 달려와 마주 대한 사자머리 산이 들려주는 알래스카 산들의 전설을 들으며 한동안 이 장대한 풍경의 기억이 흐려질까 미동도 없이 한없이 한없이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마타누스카 빙하. 이곳으로 옮겨 왔습니다. 가이드를 동반하고 트레킹을 시작하는 그룹의 뒤를 따라 초반 루트를 가늠합니다. 흙으로 덮힌 얼음을 살짝 벗겨보면 푸르름이 빛나는 빙하입니다. 비록 진흙과 풍진에 덮여 지저분한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보석보다 더 찬란함을 숨기고 있습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하이킹 폴에 의지 한채 한발 한발 조심스레 미답의 길을 헤쳐나갑니다. 언뜻 보기에는 표면이 무척 미끄러울 것 같은데 생각보다 걸을만 합니다. 수도 없이 녹고 얼고를 반복하며 담금질이 된게 아닌가 하고 나름 추정해 봅니다. 빙하 트레킹의 최고 난적은 크레바스입니다. 언제 숨겨진 그것을 밟게 될지 모르니 항상 긴장하여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그 만큼의 거리를 유지한 채 조심스런 행군을 이어갑니다. 이내 난제를 만났습니다. 빙하가 갈라진 깊은 골을 만났습니다. 뛰어 건너기에는 너무 넓어 우회를 하기로 하고 돌아가는데 마침 적당하게 좁아진 지점을 발견하고 양쪽 얼음을 손질하고 다듬어 한사람씩 건네게 합니다. 건너편에서 손을 내밀어 잡아주면서 발아래를 보면 햇볕이 들지 않아 어둡고 검은 낭떠러지는 끝이 보이지 않아 섬뜩한 느낌에 온몸이 전율을 느끼게 하는 순간입니다. 오늘 우리가 정한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오후 햇살을 받아 더욱 윤기흐르는 빙하 위에서 한가지 의식을 치룹니다. 빙하를 가져간 칼로 쪼개고 부수어 잔에 담고 위스키는 독하다 하여 맥주를 부어 이름하여 'Beer on the Rock' 한잔씩을 들고 위하여를 외치고 마셔보는 세리머니를 갖습니다. 맛이야 일반 얼음과 뭐 그리 큰 다름이 있겠습니까만 이 거대한 빙원 위에서 치루는 행위의 색다름이 왠지 조금은 우리를 흥분되게 하는게지요. 골을 차고내리는 녹은 빙하수를 챙겨간 물병에다 가득씩 채우고 돌아가는데 하산길이 늘 어렵고 위험한데 빙하길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끄러지며 엉덩방아도 찍는 동행들의 모습을 보고 깔깔대며 웃음이 터지는데 그러다가 자신도 미끄러지고.. 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알라스카 태초의 자연 속에서 빙하기 이후로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마타누스카 빙하. 그 수만년 세월 위를 걸으며 그 빙하의 푸르 색갈만큼 맑은 마음을 지니고 보낸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광야에 서서 바라보는 대자연의 풍경. 비가 조금 섞인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때려도 이 자족의 행복이 가득한 지금은 전혀 차갑게 느껴지지가 않고 정신을 맑게 하고 더위와 땀을 식혀주는 청량제 같습니다. 열심히 달려와 마주 대한 사자머리 산과 빙하들이 들려주는 알래스카 산들의 전설을 들으며 한동안 이 장대한 풍경의 기억이 흐려질까 미동도 없이 한없이 한없이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Matanuska 빙하를 바라볼수 있도록 큰 창을 내놓은 한 로지의 카페에 들러 따스함이 이제는 정겨워진 한종지의 커피를 마시며 쉬어 갑니다. 뒤 뜰에는 칼리부가 큰 왕관을 쓰고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고 지금 당장에라도 우리에게 흘러 닥칠 것 같은 빙하가 목전에 있습니다. 어둠은 소리없이 산그림자를 데리고 몰려옵니다. 인색한 불빛을 발하는 실내등이 하나둘 켜지면서 산촌의 밤은 그렇게 차분하고도 따스하게 한잔 술과 함께 깊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