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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스포캔의 호반에서 제트 스키를..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산군과의 작별 시간입니다. 머나먼 길 달려와 함께 누렸던 행복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떠나는 길. 차마 아쉬워 맥도널 호수에 띄운 배를 타고 경치를 감상하는 크루저에 몸을 실었습니다. 넓디 넓은 호수를 한바퀴 휘이 돌며 주변 산봉들을 감상하는 여행 팩키지인데 그 동안 우리가 밟았던 산정들을 인식하며 산 아래서 그것도 시야가 확보된 호수물 위에서 확인하며 보는 것도 참 솔솔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산정으로 보며 그 산을 오르기 위해 흘린 땀과 노고를 되뇌이며 함께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기억의 저편으로 가버리는 장면들을 떠올리며 추억의 여행을 한번 더 해보는 시간. 바람의 속도만큼 잔잔하게 이는 물결을 치고 호반을 미끄러지듯 달리니 쾌적한 글레이셔 국립공원에 내리는 햇살이 참으로 따스합니다. 올때는 설레이고 부푼 마음에 12시간을 쉬지않고 달려왔지만 막상 시애틀 북부 케스케이드 국립공원의 명산 베이커로 향하는 길은 선뜻 한 걸음에 내달릴 자신이 없어 중간 지점인 Spokane에 여장을 풀어 하루를 쉬어가며 다음날 다시 길을 재촉하려 합니다. 시애틀에 다다를 즈음에 아름답게 펼쳐진 호수 하나. 바다가 갈라지며 길을 내었다는 모세의 기적이라도 다시 보여줄 것인지 호수의 이름이 Mose Lake입니다. 맑고도 잔잔한 호수를 내달리는 제트 보트와 제트 스키들의 질주. 마음이 동합니다. 거의 반반 수준이지만 찬성쪽으로 조금 기울어 원하는 이들만 제트 스키를 타기로 했습니다. 두시간을 빌리기로 하고 각자 편승하여 제트 스키를 즐기기 시작합니다. 간단한 안전교육은 하나 마나. 한국서 오신분들이라 영어가 안되니 내가 재교육을 시킵니다. 빨리 달리고 싶은 조급함이 눈에 띄는 젊은이 하나가 결국은 나중에 사고를 쳐서 손상된 스키값 배상해야하는 해프닝이 생겼지만 그래도 진지하게들 교육에 임합니다. 자 이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스피드감을 즐길 시간. 모두 출발을 합니다. 몇 대가 줄지어 다니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서로 안전을 수시로 점검을 할수 있어 좋았답니다. 크게 파도가 일지 않아 저항이 없어 마음껏 달려볼 수 있는 이 호수 라이딩이 해볼만 합니다. 그래도 보트 하나가 지날 때 마다 생성되는 파고를 넘자면 제트 스키는 하늘을 날아버립니다. 그때마다 기마자세 즉 태권도 후굴자세로 선채 그 스키의 충격을 완화시키며 전속력 질주를 합니다. 까마득하던 호수의 끝도 60마일 이상의 속력으로 달리니 이내 다달아 버리고 저 멀리 무엇인가 궁금했던 것들도 이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번씩 턴을 할 때 마다 일어나는 물보라에 시원한 멱을 감고 호젓하고도 물결없는 곳에서는 제트 스키를 세워두고 물에 풍덩 뛰어 들어 따가운 햇살을 식혀도 봅니다. 태공들은 낚시대 드리우고 세월을 낚고 있고 쾌속 보트 뒤에 매달은 바나나보트와 튜브들에 매달린 아이들의 탄성과 괴성이 울려퍼지는 어느 한촌의 호수 풍경이랍니다.





